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 1921년부터 시작되었다.
샤플리 커티스의 대논쟁: 안드로메다는 은하 내부에 있는가?당대 최고의 두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와 히버 커티스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천문학에서 대논쟁(Great Debate) 또는 샤플리 커티스 논쟁으로 불리는 이 논쟁은 우주의 크기에 관련된 것이었다. 샤프레는 은하계가 우주 전체라고 봤으며 안드로메다는 은하계 내부의 나선 성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커티스는 안드로메다가 우리 은하 외부의 은하로서 우리 은하 외부에 이런 천체가 여러 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논쟁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윌슨 산 천문대의 에드윈 허블이 천체까지의 거리를 관측한 결과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는 약 90만 광년으로 은하계의 지름인 10만 광년보다 크기 때문에 커티스의 주장대로 안드로메다는 은하계 밖에 있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허블은 다른 은하까지의 거리도 측정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빅뱅의 관측적 증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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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은 어떻게 멀리 떨어진 천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었을까?현대 천문학에서는 천체의 거리를 측정할 때 표준 촛불을 이용한다. 빛은 멀어질수록 거리를 제곱한 만큼 어두워진다. 예를 들어 1 m 떨어졌을 때 밝기가 4인 물체를 2 m 떨어진 위치에서 관측하면 관측되는 물체의 밝기는 1이 될 것이다. 따라서 별이 얼마나 어두워졌는지 정확히 알면 별까지의 거리도 알 수 있다. 이것이 표준 촛불을 이용한 거리측정방법의 원리다. 문제는 표준 촛불이 될 해당 천체가 원래 얼마나 밝은지 알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본래의 밝기를 알 수 있는 천체를 찾아야 했다. 그러다 세페이드 변광성의 본래 밝기를 알게 됐다. 변광성이란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별인데 헨리에타 레빗이 세페이드 변광성의 밝기와 밝기가 변하는 주기 사이에 일정한 관계가 있음을 알아낸 것이다. 이에 따라 변광성의 밝기가 바뀌는 주기를 관측해 세페이드 변광성의 절대 밝기를 알게 됐다. 이것에 의해, 세페이드 변광성까지의 거리도 알 수 있어 실제로 먼 곳에 있는 은하까지의 거리 측정은, 그 은하 내부의 세페이드 변광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해 구하고 있다. 허블이 샤플레이 커티스 논쟁 당시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를 요구한 것도 세페이드 변광성을 이용한 것이었다.
이후 연구에서 허블 관측에 약간의 오류 발견!별의 밝기는 별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밝기만으로 거리를 측정하면 정확하지 않고 별의 나이까지 고려해 거리를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종족인 세페이드 변광성은 늙은 종족인 세페이드 변광성보다 밝았고 따라서 허블 관측에서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는 180만 광년으로 수정돼야 했다. 이처럼 표준 촛불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때 관측되는 밝기 이외에도 다른 물리적 특성을 고려해야 천체까지의 정확한 거리를 알 수 있다.
세페이드 변광성을 통해 다양한 천체까지의 거리를 알 수 있게 됐지만 더 먼 천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더 밝은 새로운 우주적 촛불이 필요했다. 현재, 거리를 측정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1 a형 초신성」이다. 우주에서 가장 밝은 별은 초신성이다. 그 중에서 「1a형 초신성」에서, 그 밝기와 초신성이 어두워지는 속도와의 사이에 상관관계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1a형 초신성」이 새로운 표준 촛불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1990년대의 천문학자는 1a형 초신성을 관측하고 있었지만 우주가 팽창하는 모습이 ‘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중력에 의해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는 서서히 떨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우주가 점점 팽창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주를 빠르게 팽창시킬 어떤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생각해 이를 ‘암흑 에너지(Dark Energy)’라고 이름 붙였다. 초신성 관측을 통해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밝혀낸 연구는 2011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암흑에너지 존재에 도전장 내미는 연구 결과 발표=연세대 이영욱 교수가 은하의 나이에 따라 1a형 초신성의 밝기가 달라진다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이영욱 교수에 따르면 1a형 초신성은 세페이드 변광성과 달리 젊을수록 어둡다. 따라서 이전의 연구에서는 가까운 별을 보다 멀리 있는 것으로 잘못 보고 우주가 점점 빨리 팽창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으로 더 이상 우주를 빠르게 팽창시키는 미지의 암흑 에너지는 필요하지 않다.
이용욱 교수의 주장은 학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만약 이용욱 교수의 주장이 맞다면 2011년 노벨상의 업적이 잘못된 연구였다는 것이고, 현재 과학계에서 우주의 모습과 탄생 과정을 설명하는 모델인 표준우주론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섀플리 커티스의 대논쟁이 있은 지 100년이 지난 2021년 천문학계에서 새로운 대논쟁이 시작됐다.
저자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수학팀 이경승 연구원의 수학과학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아래 사이트를 찾아보세요.:) 수학, 과학에 관련된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whybrary.mindali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