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 누군가가 보내준 배우 오정세 분의 수상 소감을 영상으로 봤다. 감동적이었지만 마침 마감이라 바빴기 때문에 금방 잊어버렸다.
최근 강동원 배우 필모를 보고 다시 보게 된 ‘우리의 행복한 시간’ 극 중 주인공 정윤수 사형집행일, 감방 동료로 잠시 카메라에 잡히는 얼굴이 있었다.5초 정도였는지 짧은 순간이었지만 간파할 수 있었다. 동백꽃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최근 사이코지만 괜찮게는 주인공 오빠로 열연한 배우 오정세였다.
정말 짧은 순간에도 표정 연기를 하는 그의 얼굴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내친 김에 네이버 영화홈에 들어가 보니 김 선생님 역이었다. 출연진에서 펼쳐보기를 누르면 나오는 단역이었다.왜 그럴까. 잊고 있던 그의 수상소감이 떠올라 이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해야 외울 수 있으니까 남겨둔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걸 보면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지치지 않고 무엇을 하든 그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어요.자책하지 마세요.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계속하다 보면 그동안 받지 못했던 위로와 보상이 찾아보게 될 것입니다. 저에게는 동백나무가 되었습니다.여러분도 곧 꼭 여러분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의 동백꽃이 활짝 피기를 배우 오정세도 응원합니다.
그는 1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뒤 동백꽃 드라마를 만났다고 한다. 모든 작품에 열심히 임했음에도 결과가 각기 달랐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배우 본인의 능숙하고 서투름을 떠나 작품의 흥패가 주어졌다고 한다.그럼에도 실망하거나 지치지 않고 무엇을 하든 그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꾸준한 열정을 가지고 본업에 충실하게 살아온 그였기에 수상소감이 더욱 빛을 발하지 않았을까.
쓰다 보니 2017 백상예술대상 서현진 배우의 수상소감이 떠올랐다.저는 예전부터 서 배우의 전작을 보고 있어서 더 울컥했던 부분도 있었다.황진이 때도 단역이었지만 임팩트가 있어 신들의 만찬, 제왕의 딸-수백향 때도 봤다.수백향은 제작비 대비 시청률이 잘 나온 것으로 아는데, 서 배우도 이때 여우주연에서 정말 주연으로 등극했다고 볼 수 있다. 황진이 때부터 7년을 꾸준히 걸어왔기에 이룬 성과였다.
이어 ‘식사해요2’에서 로코물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으며 또 오혜연으로 자리매김한다. 데뷔 후 꼭 10년이 걸린 셈이다.

그녀의 수상소감을 참고하면 10년 만에 그녀도, 시청자도 사랑하는 작품을 만난 것이다. 이후 로맨닥터 김사부,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등 연속 흥행!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랐다.
두 배우 외에도 오랜 시간 활동을 해 눈길을 끌며 인기를 얻은 배우분들이 정말 많다. 22년의 무명세월을 버틴 배우 라미란, 30년 무명을 견디며 드라마 영화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이정은, 데뷔 후 14년 20편의 작품에 참여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국민 악녀 연민정으로 전성기를 맞은 배우 이유리, 무명생활 10년을 넘어 붕괴되기 직전 논쿨단을 만났다는 배우 심이영 등이다. 제가 지금까지 본 작품 중 기억하는 사람만 꼽아도 이 정도다.
내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당장 주어지지 않더라도 묵묵히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가는 이들은 분명히 존재한다.그런 분들의 성공담을 참고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고 지치지 않고 각자의 일을 꾸준히 하도록 노력하자.
올해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마음을 담는다.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